NFL 스카우팅 컴바인에서 밝힌 선수 영입 및 드래프트 전략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의 새 사령탑 피트 캐럴 감독은 세대를 초월하는 명성을 지닌 인물이다.
73세의 캐럴 감독은 대학 내셔널 챔피언십과 슈퍼볼을 모두 제패한 단 3명의 감독 중 한 명이다. 지난달 레이더스의 지휘봉을 잡자, NFL의 베테랑 선수들은 물론 은퇴 선수들까지 그의 합류를 반겼다.
이런 반응은 당연한 일이지만, 놀라운 점은 신인 선수들 역시 캐럴의 존재감에 강한 인상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주 NFL 스카우팅 컴바인에 참가한 신인 선수들 중 대부분은 그가 2001년 USC(남캘리포니아 대학교)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태어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USC에서 그가 이끌었던 전성기와 왕조를 기억하는 듯했다.
레이더스의 새 단장 존 스파이텍은 선수들이 인터뷰룸에서 캐럴을 보고 놀라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어제 몇몇 신인들이 인터뷰룸에 들어오자마자 ‘와, 이게 진짜 피트 캐럴이야?’라고 말하며 감탄하더군요.”
— 스파이텍
올해 44세인 스파이텍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에서 선수 영입을 총괄하던 인물로, 레이더스 조직 내에서는 비교적 조용한 존재로 여겨졌다.
지난달 캐럴과 함께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도 대부분의 질문은 캐럴에게 집중됐다. 이번 스카우팅 컴바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캐럴이 더 많은 취재진을 모았고, 인터뷰 시간도 더 길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스파이텍이다.
레이더스의 미래를 결정할 스파이텍의 선택
다가오는 **NFL 드래프트(4월 24~26일)**와 **자유계약(FA) 시장 개막(3월 12일)**은 레이더스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시점이다.
스파이텍은 팀의 운영 방향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정신없이 배우는 중(drinking from the fire hose)“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캐럴 감독은 스파이텍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마치 이 일을 오랫동안 해온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는 확실한 철학과 접근 방식을 갖고 있어요. 저는 그가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 캐럴
레이더스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주전 쿼터백 영입이다. 대부분의 NFL 팀들은 유망한 신인 쿼터백을 루키 계약으로 데려오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본다. 하지만 스파이텍은 단순히 쿼터백을 뽑아야 한다는 강박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레이더스는 **콜로라도 대학의 셰디어 샌더스(Shedeur Sanders)**와 연결되고 있으며, 드래프트 6순위에서 그를 지명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더 높은 지명권을 얻기 위해 **샌더스나 마이애미 대학의 캠 워드(Cam Ward)**를 노릴 수도 있다.
스파이텍, 신인보다는 베테랑 쿼터백 선호?
스파이텍의 과거 행보를 보면, 그는 신인보다는 베테랑 쿼터백 영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2016년 덴버 브롱코스 시절, 페이튼 매닝 영입 → 슈퍼볼 50 우승
•2020년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에서 톰 브래디 영입 → 슈퍼볼 55 우승
•2023년 베이커 메이필드 영입 → 커리어 부활
현재 레이더스가 관심을 보이는 베테랑 쿼터백으로는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샘 다놀드가 있으며, 이전에는 LA 램스의 매튜 스태포드와 연결됐으나, 그는 팀과 재계약을 선택했다.
ESPN의 아담 셰프터는 레이더스가 피츠버그 스틸러스 출신의 러셀 윌슨, 저스틴 필즈, 그리고 샘 다놀드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브래디와 스태포드가 몬태나에서 함께 스키를 탔다는 소식이다. 캐럴 감독은 브래디와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스파이텍과 브래디 역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팀 선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선수라면 검토할 것입니다.”
— 스파이텍
드래프트 전략: 단순한 ‘베스트 플레이어’ 지명은 없다
스파이텍은 전임 단장이었던 톰 텔레스코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텔레스코는 **“베스트 플레이어 가용 전략(Best Player Available, BPA)”**을 선호하며, 지난해 타이트 엔드 브록 바워스를 1라운드에서 예상 외로 지명했다. 하지만 스파이텍은 단순히 가장 뛰어난 선수를 뽑는 것이 아니라, **팀 빌딩(team building)**을 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를 그냥 지나치지 않겠지만, 단순히 필요 포지션을 채우기 위해 무리한 선택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 스파이텍
그는 또 포지션별 가치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NFL 트렌드에 맞춰 쿼터백, 공격 라인, 수비 라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탬파베이에서 그가 GM과 함께 선택한 1라운드 선수 6명 중 5명은 공격 및 수비 라인이었다.
• 수비 태클 비타 베아
• 오펜시브 태클 트리스탄 워프스
•라인배커 데빈 화이트 (유일한 예외)
캐럴과 스파이텍, 완벽한 조합 될까?
NFL에서 단장과 감독의 관계는 팀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캐럴과 스파이텍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존(스파이텍)과 대화할 때마다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 캐럴
캐럴 감독의 존재로 인해 스파이텍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레이더스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선택들은 그의 손에 달려 있다.
스파이텍이 이제 자신의 색깔을 보여줄 때다.